통증과 쾌락은 부정적, 긍정적인 감정의 대표로,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통증은 쾌락의 수준을 감소시키고, 쾌락은 통증의 수준을 감소시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뇌 영역을 확인하는 연구는 만성통증 환자의 우울 증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통증과 쾌락에 모두 반응하는 뇌 영역을 확인하여 그 상호작용을 분석했습니다.
연구 배경 및 필요성
통증과 쾌락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만성통증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쥐와 같은 소동물을 대상으로 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통증과 쾌락을 모두 유발한 연구는 드물었습니다. 따라서, 인간 뇌에서 통증과 쾌락이 어떻게 처리되고 연결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우충완 부연구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학교 최명환 교수 연구팀,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토어 웨이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통증과 쾌락의 감정 정보가 뇌에서 어떻게 공통으로 표상되는지 밝혔습니다.
연구 방법 및 절차
연구팀은 한 개인 내에서 통증과 쾌락이 처리되는 뇌 영역을 확인하기 위해, MRI 기기 안에서 참가자에게 캡사이신 용액(통증 자극)과 초콜릿 용액(쾌락 자극)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실험 기기를 개발했습니다.
참가자가 MRI 기기 안에서 통증과 쾌락을 경험하는 동안, fMRI를 통해 뇌의 활동 패턴을 기록하고 각 경험에 대한 불쾌함·유쾌함의 정도를 점수로 계속 보고하게 했습니다.
주요 발견 및 결과
연구팀은 참가자 58명의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뇌의 여러 영역이 통증과 쾌락에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뇌섬엽, 편도체, 전전두엽 피질 등에서 통증과 쾌락의 감정 정보를 공통으로 표상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여러 공통 영역의 뇌 활동 패턴을 분석해 변화하는 유쾌·불쾌 감정 점수를 예측하는 두 가지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는 독립적인 테스트 데이터에서도 성공적으로 예측되었습니다.
[그림1 설명]
통증과 쾌락에 공통으로 반응하는 뇌 영역입니다. 특히 감정의 부호와 감정의 강도를 예측하는 뇌 활동 패턴에 중요한 뇌 영역들이 표시되었습니다. 감정의 강도를 예측하는 데는 앞쪽 복측 뇌섬엽(ventral anterior insula)과 편도체(amygdala)의 오른쪽 복측(right ventral), 왼쪽 배측(left dorsal) 영역이, 감정의 부호를 예측하는 데는 편도체의 왼쪽 중심 내측(left centromedial)과 오른쪽 표면측(right superficial) 영역, 복내측 전전두엽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이 각각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림2 설명]
감정의 부호는 변연계(limbic) 및 디폴트모드(default) 네트워크와, 감정의 강도는 복측 주의(ventral attention)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7개의 뇌 기능적 네트워크가 각각 감정의 부호 및 강도와 연결된 비율을 나타냅니다.
연구의 의의와 한계
이번 연구는 통증과 쾌락이 불쾌함·유쾌함의 감정 정보를 통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발견은 통증과 쾌락 간 상호작용을 통해 만성통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우울 증상의 뇌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다만, 통증과 쾌락 경험을 완전히 동일하게 유발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남아 있으며, 향후 연구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온라인판에 2024년 6월 11일 실렸습니다.
- 논문: Brain representations of affective valence and intensity in sustained pleasure and pain.
- 저널: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2024)
- 저자: Soo Ahn Lee, Jae-Joong Lee, Jisoo Han, Myunghwan Choi, Tor D. Wager, Choong-Wan Woo
향후 연구 방향 및 기대 효과
이번 연구는 통증과 쾌락이 뇌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밝히며, 만성통증 환자의 심리적 고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향후 연구를 통해 한 개인이 통증을 여러 번 경험하거나, 통증 이후 쾌락을 경험할 때 감정 경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뇌가 어떻게 통증과 쾌락 경험을 통합하고 조절하는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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