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뇌의 억제성 신경세포가 공포 기억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LCD-eGRASP'라는 새로운 시냅스 표지 기술을 개발하여 뇌 영역 내 연결 시냅스를 시각화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공포 기억뿐 아니라 다른 기억 과정과 질병 치료 연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 LCD-eGRASP 기술을 이용한 기저외측편도체 내 인접한 뉴런 간 연결 시냅스 표지하여 기억저장세포(붉은색), 비기억저장세포(흰색), 활성화된 억제성 뉴런의 시냅스 연결(노란색), 활성화되지 않은 억제성 뉴런의 시냅스 연결(청록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포 기억과 뇌의 억제성 신경세포
우리는 경험을 통해 기억을 형성하고, 저장된 기억을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그러나 과도한 공포 기억은 불안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억저장 세포는 기억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억제성 신경세포 또한 기억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새로운 시냅스 표지 기술 개발, LCD-eGRASP
기존 연구들은 뇌 영역 간 연결에 집중했지만, 뇌 영역 내 연결을 연구하는 것은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어려웠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Dual-eGRASP' 기술을 개발하여 기억저장 세포 사이의 연결 시냅스를 표지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켜 뇌 영역 내 연결 시냅스를 표지할 수 있는 'LCD-eGRASP'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억제성 신경세포가 기억 조절에 미치는 영향
연구팀은 LCD-eGRASP 기술을 사용하여 공포 기억과 관련된 뇌 영역인 기저외측편도체의 억제성 신경세포를 연구했습니다. 연구 결과, 공포 기억 형성 시 억제성 신경세포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이 활성화되고 기억저장 세포와 더 많은 시냅스를 형성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은 공포 기억 회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억과 질병 치료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 제시
이번 연구는 뇌의 억제성 신경세포가 공포 기억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이는 기억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고, 불안 장애와 같은 기억 관련 질병 치료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또한 LCD-eGRASP 기술은 뇌 영역 내 연결 연구에 새로운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의 연구 성과 및 향후 계획
이 연구는 뇌과학 분야 최고 수준의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게재되었습니다. 강봉균 단장은 "이번 연구는 뇌의 억제성 신경세포가 기억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향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질병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습니다. 또한, "LCD-eGRASP 기술은 뇌 영역 내 시냅스를 표지할 수 있다"며, "뇌 영역 간 시냅스 표지 기술인 'Dual-eGRASP'와 함께 신경과학 분야의 핵심기술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의 연구는 뇌의 억제성 신경세포가 공포 기억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는 기억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고, 불안 장애와 같은 기억 관련 질병 치료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향후 연구를 통해 억제성 신경세포의 기능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기억 관련 질병 치료에 새로운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 추가 설명
논문/저널/저자
Activated somatostatin interneurons orchestrate memory microcircuits / Neuron (2023)
김태현 (공동 제1저자/ 서울대학교), 최동일 (공동 제1저자/ 서울대학교), 최자은 (공동 제1저자/ 서울대학교), 이훈원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정현수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김주영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성용민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박효진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김민정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한대희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이승희 (공동저자/ 기초과학연구원), 강봉균 (교신저자/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내용 보충설명
이전 연구를 통해 개발한 Dual-eGRASP 기술을 통해 기억 형성 시 활성화된 뉴런들이 기억저장 세포가 되며, 이러한 기억저장 세포들의 연결 시냅스가 변화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를 뇌의 해마와 외측편도체 영역에 적용하여 시냅스 단위에서 기억저장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전 연구들은 뇌에서 물리적으로 구분된 영역 사이의 흥분성 뉴런들의 연결 변화를 확인한 것이다.
억제성 인터뉴런 또한 흥분성 뉴런만큼이나 우리 뇌의 적절한 기능 발현과 조절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존에는 기술적인 한계로 인접한 뉴런 사이의 시냅스를 표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Dual-eGRASP의 유전자를 변화시켜, 인접한 뉴런 사이의 시냅스를 표지하는 기술인 LCD-eGRASP를 우선적으로 개발했다.
개량된 LCD-eGRASP 기술을 적용하여, 공포기억의 형성 과정에서 뇌의 기저외측편도체의 억제성 뉴런이 주변의 기억저장 세포와 맺고 있는 국소 회로 사이에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생쥐를 이용한 공포 기억 학습을 통해, 흥미롭게도 기저외측편도체에 흥분성 뉴런뿐만 아니라 억제성 뉴런인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이 공포기억이 형성될 때 특이적으로 활성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LCD-eGRASP 단백질을 기저외측편도체에 발현시켜 공포기억 형성 시 활성화되는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과 기억저장 세포 사이의 시냅스를 표지할 수 있었고, 공포기억의 형성 이후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이 기억저장 세포에 더 많은 시냅스를 맺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공포기억에 반응하는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들은 공포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때와 공포기억이 회상 될 때 다른 활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전기생리학적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생쥐에서 이러한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들을 인위적으로 억제했을 때 공포기억의 회상으로 인한 공포반응이 더 증가하고, 공포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활성화시켰을 때 공포반응과 관련된 불안반응이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공포기억 형성 때 활성화된 소마토스타틴 뉴런이 적절한 외부 자극에 의해서만 공포반응이 나타날 수 있게 조절하는 중요한 조율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려웠던 점]
기존에 개발한 Dual-eGRASP 기술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서로 다른 뇌 영역에 표지 단백질을 발현시키지만, LCD-eGRASP 기술은 한 영역 내 인접한 서로 다른 뉴런들에 단백질을 발현시켜야 한다.
이 경우 한 뉴런에 시냅스 전, 후 표지 단백질이 동시에 발현되면서 시냅스뿐만 아니라 뉴런 전체에 형광 신호가 나타나게 되어 특정 시냅스 연결을 식별할 수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기술을 유전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유전자 변화 및 발현 조건 최적화 등을 통해 LCD-eGRASP 기술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이번 연구의 즐거움이었다.
또한 뉴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흥분성 뉴런을 조절하는 것과 다르게, 전체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는 적은 수의 인터뉴런을 조절하여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연구원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성과 차별점]
기존에 개발한 시냅스 표지 기술을 개량하여, 한 영역 내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를 표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또한 기존 흥분성 신경세포들 위주의 기억저장 세포 연구에서 이를 조절하는 억제성 인터뉴런의 기억 조절 메커니즘을 제시함으로써 기억에 관여하는 연합뉴런의 역할을 알아낼 수 있었다.
[향후 연구계획]
Dual-eGRASP 기술의 개발과 개량을 통해 다양한 뉴런 사이의 연결 시냅스를 시각화하고, 기억저장과 회상과정에서 이러한 시냅스 네트워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밝혀냈다.
다음 목표는 신경세포에만 국한하지 않고, 뇌를 구성하는 다양한 교세포들과 기억저장 세포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자 한다.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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