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주요 질환 중 하나입니다. 2020년 WH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자의 17%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심장 질환의 치료는 매우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기존의 심장 질환 연구 모델은 2차원 세포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조직과 차이가 크고 정확도가 부족하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그림1 설명) 이번 연구의 심장 오가노이드는 심근세포, 혈관내피세포, 심장 섬유아세포 총 3종의 세포를 심장 조직 유래 세포외기질(HEM)에 캡슐화해 제작됐었습니다. 이후 미세유체 칩과 교반기를 이용한 방법으로 동적 흐름을 끊임없이 제공해 성숙한 심장 오가노이드를 제작했습니다. 나아가 상용화된 하이드로젤 4종과 기존 플레이트를 활용해 심장 오가노이드와의 심근 분화도를 비교해 HEM의 우수성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HEM을 이용한 심장 오가노이드에서 3종 세포를 표지하는 단백질 발현도가 종합적으로 월등했습니다. 또한, 미세유체 칩을 활용한 동적 배양은 정적 배양보다 오가노이드 내부까지 산소 공급이 가능했고, 이는 오가노이드의 생존율을 높여주고 장기배양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오가노이드, 심장 미세환경을 완벽히 모방한 미니 심장 장기
최근, 오가노이드 기술의 등장은 심장 질환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와 조직공학 기술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든 장기 유사체로, 실제 조직과 유사한 구조 및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 질환 모델 구축, 재생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에서 개발한 심장 미세환경 구현 심장 오가노이드에 대해 소개하고, 이 기술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과 향후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오가노이드란 무엇인가?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와 조직공학 기술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든 장기 유사체를 의미합니다. 이는 현존하는 생체 모델에 가까운 형태로 개발되어, 실제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심장 모델링 분야에서는 심장 오가노이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심장의 3차원 구조와 생리적 기능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장 미세환경 구현 심장 오가노이드 개발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은 조승우 연구위원(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심장의 물리적, 생화학적 미세환경을 구현한 심장 오가노이드를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박훈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장기 맞춤형 조직공학 기술을 개발하여 실제 심장의 다양한 세포 구성을 그대로 구현한 심장 오가노이드를 제작했습니다.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심근세포 외에도 심장 섬유아세포, 혈관내피세포까지 세 종류의 세포를 혼합하고, 심장 조직 유래의 세포외기질 지지체 내에 배양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 심장 조직 내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 간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세포 및 세포외기질 간 상호작용도 구현하는 심장 오가노이드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microfluidic chip)을 활용한 동적 배양법을 개발하여 심장 내 혈류가 흐르며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는 동적 미세흐름을 구현했습니다. 이 배양법으로 기존의 정적 배양법과 달리 산소와 영양분을 오가노이드 내부까지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오가노이드의 생존율을 높이고 장기배양을 가능케 했습니다.
심장 미세환경을 구현한 오가노이드 개발 과정
심장 오가노이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심장 미세환경을 완벽하게 모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체외에서 심장의 물리적 및 생화학적 미세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실제 심장 조직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모방하고, 혈류와 같은 동적 미세환경을 재현하는 것이 그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오가노이드의 특징과 장점
심장 오가노이드는 기존의 2차원 세포 모델과는 달리 3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심장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현실적인 심장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더욱 정확하게 모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오가노이드는 현실적인 심장 환경을 재현할 뿐만 아니라, 세포 간의 상호작용과 세포 외 기질의 영향을 고려할 수 있어 약물 평가 및 질환 모델 구축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심장 오가노이드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
연구팀은 제작된 심장 오가노이드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검증했습니다.
그림2 설명) 심장 오가노이드에 전기생리학적 분석 시스템을 접목해 약물의 유효성 및 심독성을 예측했습니다. 심장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진 약물 2종을 처리하면, 약물 1(E-4031)과 약물 2(Nifedipine)에 의해 필드 포텐셜 길이(Field potential duration)가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농도 의존적으로 각각 연장되거나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부정맥 유발 위험도가 임상적으로 알려진 8종의 약물을 평가했을 때 약물 반응이 기존 임상 데이터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나아가 환자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해 긴 QT 간격 증후군(Long QT Syndrome) 모델을 제작해 전기생리학 분석으로 검증했으며, 외부 인자(TGF-β1) 처리를 통해 심장 섬유증 모델을 제작해 조직학 분석으로 검증했습니다.
신약개발
심장 오가노이드는 새로운 약물의 유효성 및 심장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심독성을 예측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부정맥 유발 위험도가 있는 약물을 오가노이드에 실험한 결과, 약물 반응이 기존 임상 데이터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심장 오가노이드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 실험의 수를 줄이고 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질환 모델 구축
심장 오가노이드는 심장 섬유증, 긴 QT 간격 증후군 등 심장질환 모델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환자 유래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하여 긴 QT 간격 증후군 모델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모델은 긴 QT 간격 증후군의 발병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심장 재생치료
심장 오가노이드는 심장 재생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심근경색을 유발한 쥐에 심장 오가노이드를 이식해 심장 재생치료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심장 오가노이드가 이식된 쥐의 심장은 수축 기능 향상, 섬유화 감소, 손상된 조직이 정상 조직과 유사한 수준으로 재생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심장 오가노이드가 심장 질환으로 인해 손상된 심장 조직을 재생하고 심장 기능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3 설명) 배양된 심장 오가노이드를 모식도와 같이 심근경색 쥐 모델에 이식해 심장 재생치료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초음파 분석과 혈역학적 검사로 이식된 심장 오가노이드의 수축 기능이 크게 향상됨을 확인했고, 조직학 분석으로 섬유화 감소, 혈관화 증진 등의 효과를 관찰했습니다. 또한, 세포를 생체 내에서 추적하기 위해 붉은 형광 단백질(RFP)을 발현하는 심근세포로 구성된 오가노이드를 이식했습니다. 이식된 심근세포가 숙주 조직 내 안정적으로 생착해 성숙된 간극 연접을 발현하는 것을 조직학 분석으로 확인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방식으로 배양한 심장 오가노이드보다 심장 미세환경이 통합된 심장 오가노이드에서 재생 효과가 우수했습니다.
맺음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에서 개발한 심장 미세환경 구현 심장 오가노이드는 심장 질환 연구와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 질환 모델 구축, 심장 재생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심장 질환의 극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심장 오가노이드의 기능을 더욱 향상시키고 다양한 질환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동물 실험을 통한 심장 재생치료 효과 검증 연구를 통해 심장 오가노이드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심장 미세환경 구현 심장 오가노이드 기술은 심장 질환 치료의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이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심장 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6.6)’ 온라인판에 2024년 3월 22일 게재됐습니다.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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